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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99-01-16 00:02
여름나기
 글쓴이 : 요산 김태국
조회 : 5,859  
우리 몸은 밤낮을 안다. 그래서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것이 가장 몸에 유익
하다. 우리 몸은 계절도 안다. 봄은 열고, 여름은 활발하고, 가을은 거두고, 겨울
은 간직하는 기상이다. 그러므로 여름이 되면, 초목이 안팎을 활짝 열고 무럭무럭
자라듯이 우리도 아침 일찍 일어나 몸 움직이는 걸 게을리 말고 땀 나는 걸 꺼리
지 않으며 마음을 밝게 가지는 것이 여름의 기본 양생이다.
여름은 더우니 찬 물에 멱감고 찬 걸 마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언제든지
지나쳐도 탈, 부족해도 탈이듯이, 여름에 더위 먹어 되는 병이 있고, 너무 시원하
게 해서 되는 병도 있다.
더운 날 노동을 많이 해서 더위를 먹으면 머리가 아프고, 열이 뜨며, 갈증이 자
꾸 나고, 땀이 비오듯 흐르며 움직일 기운이 하나도 없다. 열상기(熱傷氣)란 말처
럼 더위에 기운을 상한 것이다. 생맥산, 청서익기탕 등에 공통적으로 인삼이 드는
것은 바로 이 기운을 돋우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가 있다. 여름에 시원한 절간이나 음지에 오래 거처하든지, 에어
컨을 너무 많이 쐬어도 병이 되는데, 머리가 아프고 한기가 들며, 몸이 오글리고
뼈마디가 쑤시며 가슴이 갑갑하고 몸이 뜨끈뜨끈하면서 땀이 나지 않는다. 이것
은 계절은 여름인데 거처는 겨울처럼 해 놓으니 몸의 기운이 펴지지 못해서 된
것이다.
복서(伏暑)라는 것도 있다. 갑자기 더위 먹은 게 아니고 시름시름 더위 먹은 게
오래 끌어 겨울에도 문을 열어놔야 자고, 이불을 못 덮으며, 그렇게 자면 오한이
들고 설사도 나고 하는 병이다. 갈증이 나고 얼굴이 퍼석하고 거무스름하며 사람
이 마른다. 대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찬데 여름에도 몸이 너무 덥
다. 그러면서도 맥은 약하다. 간혹 이런 병으로 몇해씩 고생하는 사람이 있는데
더위 먹은 줄 모르고 치료하면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허약한 사람이나 평소 몸이 찬 사람은 아무리 여름이라도 찬 걸 마시
든지 몸을 차게 하는 것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남 따라 하다가 배탈, 소화불량,
여름감기, 각종 피부병 등으로 고생하기 쉽기 때문이다.